여야 의원 '게임 대결' 무산…'단일대오'와 '협치' 사이, 한국 정치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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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 정치인들이 친선 게임 대결을 펼치며 화합의 장을 마련하려던 계획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참 선언으로 불발됐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벤트의 취소를 넘어,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극한 대결 구도와 강경 지지층의 영향력이 얼마나 막대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게임도 같이 못 하는데 협치는 무슨'이라는 뼈아픈 비판까지 나오며, 정치인들의 행보가 진영 논리에 갇혀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여야 정치인의 '스타크래프트' 이벤트, 시작부터 삐걱
이번 사건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의 제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과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에게 추석 전날인 5일,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제안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는 쪽이 이기는 쪽 지역구의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승부"라는 훈훈한 취지를 덧붙여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을 해소하고, 여야 젊은 정치인들의 소통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두 의원 역시 흔쾌히 화답하며, 정쟁에 지친 국민들에게 모처럼 유쾌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민주당 모경종 의원의 불참과 '단일대오'의 압박
하지만 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게임 대결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강경 지지층으로부터 "이런 시기에 한가하게 게임을 할 때냐"는 거센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모경종 의원은 예정되었던 대회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며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공개적으로 '반성문'을 올렸습니다.
그는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라며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썼습니다. 이 발언은 현재 정치권의 대결 구도가 얼마나 첨예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정치인 개인의 소통과 행보가 소속 정당의 지지층으로부터 엄격하게 감시당하고 있으며, 이들의 비판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팬덤 정치의 현실을 드러낸 것입니다. '싸워야 할 때'라는 표현은 정치적 유연성이나 협력의 여지가 사라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개혁신당의 비판과 '국민 참여 확대'의 의미
모 의원의 불참 소식에 개혁신당은 즉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김정철 최고위원은 "게임도 같이 못 하는데, 협치는 무슨"이라는 촌철살인의 메시지로 현재 정치권의 소통 부재를 꼬집었습니다. 이 비판은 많은 국민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정치가 상대를 인정하고 함께 소통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한편, 개혁신당은 모 의원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대회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김재섭 의원이 일반인 게이머들과 함께하는 방식으로 '국민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치인들만의 이벤트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려는 본래의 취지를 더욱 살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게임 대결’ 불발이 보여주는 한국 정치의 민낯
이번 '게임 대결' 불발 사건은 현재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정치인들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강경한 대립과 선명성 경쟁에 매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때로는 적으로, 때로는 동료로 함께하는 건강한 정치 문화를 기대합니다. 이준석 대표의 제안처럼, 유쾌하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정치권의 고질적인 문제인 극단적 진영 논리와 팬덤 정치의 폐해를 다시 한번 드러냈습니다. 진정한 협치는 상대방을 '타도'의 대상이 아닌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할 때 시작될 수 있습니다. 과연 우리 정치권은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극복하고, 진정한 의미의 '협치'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