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이수현 의인 묘소 참배…한일 관계 개선의 새로운 '가교'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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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가 복잡한 역사와 현안으로 얽혀 있는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늘(30일)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뜻깊은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는 양국 우호의 상징인 의인 이수현 씨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습니다. 🕊️ 현직 일본 총리가 이씨 묘소를 직접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방문은 단순히 개인적인 추모를 넘어, 경색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일본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일본 총리 최초의 이수현 의인 묘소 참배
이수현 의인 묘소에 헌화하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3시경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 있는 이수현 씨의 묘소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묘소에 헌화하고 묵념하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 현직 일본 총리가 이처럼 공식적인 일정으로 이수현 씨의 묘소를 찾아 참배한 것은 전례 없는 일입니다. 2010년 오카다 가쓰야 외무대신과 2018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묘소를 찾은 적은 있지만, 최고 책임자인 현직 총리의 방문은 그 무게감이 다릅니다. 이는 한일 관계의 상징적 인물에 대한 일본 최고위층의 공식적인 예우이자,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해석됩니다.
이수현 의인, 한일 우호의 상징
이수현 씨는 2001년 1월, 일본 유학 중이던 스물여섯 살의 젊은 나이에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의인입니다. 그의 용기 있는 희생은 당시 일본 사회에 큰 감동을 주었으며, 언론과 국민들은 그의 고귀한 행동을 기렸습니다. 이 사건 이후 이씨는 양국 국민 간의 반감을 해소하고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후 한일 관계가 역사 문제나 정치적 갈등으로 악화할 때마다, 이수현 씨의 이야기는 양국 국민을 다시 하나로 묶는 '가교(かけはし)' 역할을 해왔습니다. 일본에서는 매년 그의 기일인 1월 26일에 추도식이 열리고 있으며, 신오쿠보역 벽면에는 그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동판이 한국어와 일본어로 새겨져 있습니다. 이씨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가케하시'도 제작되어 일본 각지에서 상영되는 등, 그의 정신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본인들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20년 넘게 이어진 추모와 '가교'의 정신
이수현 씨의 정신은 그의 부모님인 이성대 씨와 신윤찬 씨를 통해 20년 넘게 이어져 왔습니다. 이들은 아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일본 각계각층의 기부금을 모아 LSH 아시아장학회를 설립했습니다. 이 장학회는 그동안 일본에서 공부하는 아시아 학생 1천여 명을 지원하며 이수현 씨의 뜻을 실천해 왔습니다. 🤝
특히 이씨의 모친 신윤찬 회장은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진행된 조선통신사 행렬 재현에서 정사(正使)를 맡는 등 양국의 문화적 가교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보여준 초월적인 용서와 화해의 정신은 양국 국민에게 큰 울림을 주며 이수현 씨의 숭고한 희생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모친 신윤찬 회장과의 만남, 양국의 미래를 논하다
이시바 총리는 묘소 참배 후 이수현 씨의 모친 신윤찬 LSH 아시아장학회 명예회장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신 회장은 이 총리에게 "앞으로 미래 젊은 세대에는 양국이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이웃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는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 이에 이시바 총리도 "양국이 더 가깝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화답하며, "장학회를 운영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습니다.
이번 만남은 단순히 외교적 의례를 넘어, 두 사람이 이수현 씨라는 공통의 '가교'를 통해 양국 관계의 미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신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총리의 묘소 방문을 "양국 관계에 있어 뜻깊은 일"이라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양국이 더욱 우호적인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총리의 참배, 한일 관계에 어떤 의미를 남길까
이시바 총리의 이번 이수현 씨 묘소 참배는 한일 관계의 역사적 중요성과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행보로 평가됩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에 앞서 양국 국민의 마음을 먼저 보듬는 '감성 외교'를 선보인 것입니다.
이 총리의 이번 방문이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한일 관계의 근본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양국 관계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수현 씨의 숭고한 희생과 그의 가족이 이어온 '가교'의 정신이 여전히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이 힘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 양국 관계를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우리는 그의 이름을 다시 한번 떠올려야 할 때입니다.


